뿔논병아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기적 같은 이야기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세상
2012년 여름, 안산 시화호에 희한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뿔논병아리 둥지가 길옆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뿔논병아리는 천적이 보지 못하도록 대개 수초 무성한 곳에 둥지를 틀어 새끼 치는데, 길옆에서 발견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지요. 알고 보니 그 둥지는 원래 호수 한가운데 있었던 것으로, 비바람이 몰아쳐 길가까지 떠밀려왔던 것입니다. 사방이 확 트인 호수 한가운데 둥지를 튼 것도 이상한 일이었지요. 그 모습이 신기했던지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진을 찍고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알을 품는 동안 사람이 오거나 둥지가 노출되면 바로 알을 버리고 떠날 만큼 예민한 뿔논병아리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잔인하고 이기적인 행동이지요. 기어이 KBS 9시 뉴스까지 보도되었습니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권오준 작가는 새들이 인간과 함께 공존해 갈 수 있다는 소망을 담아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호수에 따뜻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호수에 내려앉은 뿔논병아리들은 수초 무성한 곳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널찍하고 시원한 곳에서 새끼를 키우고 싶었던 포포 부부는 사방이 확 트인 호수 한가운데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러곤 알을 세 개 낳아 따뜻이 품어 주었지요. 포포 부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에 몸을 가눌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포포 부부는 닥쳐올 위기 상황에서 알을 무사히 지켜 낼 수 있을까요?
밤새 몰아친 비바람에 그만 둥지가 길 옆까지 떠밀려 갔습니다. 포포 부부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고양이, 굶주린 다람쥐 등에게 공격을 받게 되지요. 이번엔 사람들이 기다란 널빤지를 들고 몰려옵니다. 포포 부부는 두려움에 떨며 안절부절못했지요. 그런데 그때 사람들은 울타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알을 품고 있는 뿔논병아리들이 무사히 알을 부화시킬 수 있도록, 천적으로부터 포포 부부의 둥지를 안전하게 가려준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그림책 《포포 부부의 떠내려간 둥지》는 인간과 새들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으로 따스한 감동을 전합니다. 아이들은 서로 이해하며 공감하고, 배려하며 나눌 줄 아는 마음을 배울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세요. 온 세상이 이웃처럼 가깝게 느껴질 거예요.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서로 이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공존이란 너와 나를 넘어 우리가 되어 가는 것입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기 위해선 자연을 마음대로 지배하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이 먼저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떠한 위기도 헤쳐 나갈 수 있는 끈기와 용기
포포 부부는 갈매기의 공격, 밤새 내리치는 비바람, 고양이의 공격, 너구리의 공격 등 숱한 위기 상황을 겪습니다. 그럴 때마다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소중한 알을 지키기 위해 꿋꿋하게 맞서서 이겨냅니다. 위기를 이겨 낼 때마다 “휴우!”라고 안도와 기쁨의 한숨을 내쉬면서 말이죠. 포포 부부가 맞이한 상황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 삶과 같습니다. 언제 어떤 시련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은 포포 부부를 통해 어떠한 난관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용기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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