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닷가 물웅덩이에 집게네 네 형제가 살고 있었다. 세 형들은 집게로 태어난 것을 부끄러워 했다. 남들처럼 화려한 껍질이 없어 뽐낼 수 없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형들은 모두 집게가 아닌 듯 행동하지만 막내 집게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연필만으로 집게와 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렸고, 집게 네 형제의 부릅뜬 눈이나 표정을 잘 살려 생생함을 더했다. 또한 흑백에 대조되는 붉은 계통의 색 4가지를 번갈아가며 글자에 입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흑백 그림에 변화를 주는 한편, 아이들이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미있는 노래같이 흥겨운 백석의 동화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으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백석의 동화시 「집게네 네 형제」가 화가 오치근의 연필 세밀화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정겨운 우리 고유의 말과 리듬감 있는 시어를 사용해, 마치 돌림노래처럼 시구를 반복하는 백석의 시는 소리 내어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또한 인간 세상을 빗댄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한 교훈을 전하는 시는 생각이 많아지는 아이들에게는 풍부한 생각 거리를, 어른들에게는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렇듯 오랫동안 빛바래지 않을 백석 동화시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소년한길은 백석 동화시 그림책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2008년 출간되었던『오징어와 검복』은 그 첫 번째 책으로, 빼앗긴 뼈를 되찾으려는 오징어의 이야기를 선 굵고 개성 넘치는 수묵 담채화로 그려내 어린이들을 물론 어른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집게네 네 형제』는 연필만으로 집게와 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렸고, 집게 네 형제의 부릅뜬 눈이나 표정을 잘 살려 생생함을 더하였습니다. 또한 흑백에 대조되는 붉은 계통의 색 4가지를 번갈아가며 글자에 입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흑백 그림에 변화를 주는 한편, 아이들이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첫 장과 끝장의 그림은 장소와 배경이 같지만 시작에서는 모두 함께 있었던 집게네 네 형제의 모습을, 마지막 장면에서는 장면에서는 혼자 살아남은 막내 집게의 모습만을 표현한 것은 시의 주제와 맞물려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는 왜 남들처럼 멋진 껍질이 없을까
어느 바닷가 물웅덩이에 집게네 네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세 형들은 집게로 태어난 것을 부끄러워 했습니다. 남들처럼 화려한 껍질이 없어 뽐낼 수 없는 것이 싫었거든요. 어느 날부터인가 맏형 집게는 굳고 굳은 강달소라 껍질을 쓰고 자신이 마치 강달소라인 것처럼 굴었어요. 그러자 둘째 집게도 고운 배꼽조개 껍질을 쓰고 배꼽조개 짓을 했지요. 결국 셋째 집게도 덩달아 우렁이 껍질을 쓰고 우렁이 꼴을 하며 집게가 아닌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막내 집게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형들은 왜 집게로 태어난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걸까요? 과연 형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잘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쓰는지 궁금했다면, 자신의 타고난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의 것을 탐내다가 죽음을 맞게 되는 집게 형들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한 막내 집게의 이야기가 그 궁금증을 풀어줄 것입니다. 또한 남들처럼 멋진 껍질을 갖고 싶어 남의 것을 흉내 내는 집게네 세 형들의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당당하게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막내 집게를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와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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