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 '재운이'는 달리기에서 늘 1등을 차지해 계주 선수로 뛰는 재운이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재운이는 일년 내내 / 옷이 한 벌뿐이다.' 운동회 총연습날, 교장 선생님은 '학교 망신을 시켜도 분수가 있지.'라며 운동복이나 운동화를 사지 못한 재운이의 뺨을 때리며 나무란다. 담임 선생님도 교장 선생님께 불려가 "청군이 보는 앞에서 백군이 보는 앞에서 / 재운이가 보는 앞에서 / 꾸중을 참 많이 들었다." 담임 선생님은 재운이를 자취방에 데려가 울면서 씻기고 운동화와 운동복을 마련해주지만, 막상 운동회날 재운이는 보이지 않는다.
원래 1984년 인간사에서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었던 책이다. 이번에 새로 만든 책에는 초판에 실린 작품들 가운데서 다시 작품들을 가려내고, 시인이 도시로 옮겨온 뒤 쓴 새로운 동시 16편을 함께 묶었다. 탄광이나 논밭, 도시 변두리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도시 아이들의 아픔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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