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자기 뼈를 되찾기 위해 무서운 검복에게 당당히 맞서는 오징어의 모습은, 강한 자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또한 어린이 그림책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선 굵고 개성 넘치는 그림도 시선을 사로잡는다.재미있는 노래같이 흥겨운 백석의 동화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으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백석의 동화시 「오징어와 검복」이 화가 오치근의 수묵 담채화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정겨운 우리 고유의 말과 리듬감 있는 시어를 사용해, 마치 돌림노래처럼 시구를 반복하는 백석의 시는 소리 내어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또한 인간 세상을 빗댄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전하는 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빛바래지 않을 백석 동화시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소년한길은 백석 동화시집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 첫 번째 책인<오징어와 검복>은 빼앗긴 뼈를 되찾으려는 오징어의 이야기를 통해 백석 동화시의 참다운 재미를 보여줍니다. 또한 어린이 그림책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선 굵고 개성 넘치는 그림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오징어는 왜 뼈가 하나밖에 없을까? 검복의 살결은 왜 얼룩덜룩할까?
오징어는 오랫동안 뼈가 없이 살았습니다. 그래서 힘을 못 쓰고 일도 못해, 결국 헐벗고 굶주리게 되었습니다. 남들에게 다 있는 뼈가 왜 자신에게만 없는지 오징어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오징어는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물어봅니다.
"너는 태어날 때부터 뼈가 없었어"라고 말하는 농어와 "네가 못난 탓에 뼈를 잃었으니, 뼈 없이 살아가야지"라는 도미의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분한 마음에 오징어는 장대를 찾아갑니다. 장대는 오징어가 원래 뼈가 있었지만, 욕심쟁이 검복이 감쪽같이 속여 빼앗아 갔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화가 난 오징어는 당장 검복에게 달려가 빼앗아 간 뼈를 내놓으라고 합니다. 그러나 소문난 욕심쟁이 검복은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오징어를 물려고 달려들었습니다. 뼈를 찾겠다는 굳은 결심은 어느새 사라지고 오징어는 겁이 나서 달아납니다. 과연 오징어는 빼앗긴 뼈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오징어는 왜 뼈가 하나밖에 없을까? 검복의 살결은 언제부터 얼룩덜룩했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오징어와 검복의 싸움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어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만듭니다. 뿐만 아니라 빼앗긴 자기 뼈를 되찾기 위해 무서운 검복에게 당당히 맞서는 오징어의 모습은, 강한 자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붓끝의 힘이 느껴지는 수묵화가 매력적인 그림책
비교적 잘 알려진 이 동화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수묵담채화의 담백하고 깊은 맛을 풍부한 먹의 농담으로 표현해 낸 오치근 작가의 그림입니다. 한 장 한 장 정성으로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른 그의 그림들은 토속적인 시어, 의성어, 그리고 의태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한 백석의 시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또한 오징어의 화난 표정이나 욕심쟁이 검복의 의뭉스러운 눈빛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이야기의 감칠맛을 더합니다. 한지에 감물을 들여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과 색을 살리고, 먹물의 번짐 효과로 깊이감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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