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서방은 서둘러 집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그때 김 서방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삼년고개로 넘어가면 금방 집에 갈 수 있지만, 그곳에서 구르기라도 하는 날에는 삼 년밖에 못 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산모롱이를 돌아서 가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김 서방은 눈을 딱 감고 삼년고개를 넘어서 집에 가기로 하는데….'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옛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그 안에는 슬기와 재치, 따듯한 위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등 옛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던 지혜가 숨어 있지요. 그럼 이제 '이야기 속 지혜 쏙'에 담긴 옛사람들의 이야기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볼까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옛이야기,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가 예 있답니다.
한 번 구르면 삼 년밖에 못 사는 고개?
옛날 옛적 산골 마을에 김 서방이 아들 삼 형제와 살고 있었어요. 김 서방이 살고 있는 곳에는 한 번 구르면 삼 년밖에 못 산다는 삼년고개가 있었지요. 하루는 김 서방이 삼년고개 너머 건넛마을 친구 생일잔치에 놀러 가게 됐어요. 김 서방은 삼년고개를 피해 산모롱이를 빙빙 돌아서 먼 길로 친구 집에 갔어요. 친구의 생일잔치에서 얼쑤절쑤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졌지 뭐예요. 김 서방은 서둘러 집을 향해 가기 시작했지요. 그때 김 서방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어요. 삼년고개로 넘어가면 금방 집에 갈 수 있지만, 그곳에서 구르기라도 하는 날에는 삼 년밖에 못 산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산모롱이를 돌아서 가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었어요. 김 서방은 눈을 딱 감고 삼년고개를 넘어서 집에 가기로 했지요. 김 서방은 짚신을 단단히 고쳐 신고 조심조심 게걸음으로 삼년고개를 기어올랐어요.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갯마루에 다 올랐을 때, 그만 발을 헛디뎌 김 서방은 떼굴떼굴 구르고 말았어요! 이제 김 서방은 삼 년밖에 못 사는 걸까요?
삼년고개에서 열 번을 구른다면?
삼년고개에서 구르고 만 김 서방은 집에 돌아와 몸져눕고 말지요. 김 서방은 세 아들에게 삼년고개에서 구르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살아날 방법을 물었어요. 첫째 아들이라고 뭐 뾰족한 수가 있나요. 둘째 아들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런데 셋째 아들만은 달랐어요. 뭘 걱정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김 서방에게 밥부터 먹이고는 김 서방을 삼년고개로 데리고 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셋째 아들이 풀썩 고꾸라지며 앞으로 구르는 게 아니겠어요? 놀란 김 서방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어요. 도대체 왜 셋째 아들은 겁도 없이 삼년고개를 구른 것일까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재치와 지혜
삶을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일이 생기기도 하고, 원치 않는 실수를 하기도 해요. 그럴 때 우리는 무척 막막해지곤 하지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솟아날 구멍은 분명히 있어요. 우리는 《삼년고개》 속 셋째 아들처럼, 그런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는 재치와 지혜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생각을 조금만 달리 해 보세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치와 지혜가 분명 반짝거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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