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을 배우는 어린이의 설렘과 두려움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린 그림책이다. 어린이의 학습에 대한 부담감은 내면의 호랑이를 깨우고, 호랑이는 무서운 공격자이자 든든한 수호자로 함께한다.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노르웨이 작가 레네 아스크의 글과 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의 그림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노르웨이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 은상’ 수상작이며, 2021년 노르웨이 문학원이 최고로 주목하는 작품으로 노르웨이 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출간하였다.처음 글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이의 설렘과 두려움,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
그림을 읽는 행복을 선물하는 마리 칸스타 욘센의 그림책!
노르웨이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 은상
글자 여럿이 모이면 말다툼을 시작한다.
서로 귓속말로 내가 알아듣지 못하게 속삭인다.
글자는 결코 착하지 않다!
“연필 똑바로 쥐어!” 엄마가 소리친다.
엄마 안에 호랑이가 산다.
내 안에도 호랑이가 산다.
소녀는 식탁에 앉아 알파벳 공부를 시작합니다. 식탁 아래에는 개가 평화롭게 잠을 잡니다. 하지만 글자를 배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글자들이 헷갈리기 시작하자, 소녀는 친구라고 믿었던 글자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모른 척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자 배신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개도 잠에서 깨어나 불안한 눈길을 보냅니다. 개는 텍스트에는 언급되지 않지만 소녀의 충성스러운 친구로 함께합니다.
엄마는 부엌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집안일을 하지만, 눈길은 소녀를 향합니다. 글자 공부에 흥미를 잃은 소녀가 코에 연필을 올려놓고 장난을 치자, “연필 똑바로 쥐어!” 엄마가 소리칩니다. 소녀는 억지로 연필을 잡아보지만, 자꾸자꾸 딴생각이 피어오릅니다. “빨리 해!” 다시 들려오는 엄마의 재촉에 소녀의 무거워진 머리는 아래로 떨어집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글자를 배우기 시작한 어린 소녀의 마음이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1인칭 시점의 생생한 문장력이 돋보이며, 글자가 어려워지자 심술궂은 글자가 자신을 따돌린다고 생각하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사랑스럽습니다. 글자를 배우는 것을 어려워하는 소녀가 같은 글자로 끝나는 낱말로 리듬을 맞추거나, 끝말잇기로 재미있는 말놀이를 이어가는 놀라운 언어 능력을 보여주며 아이마다 학습 속도가 다르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표지에서부터 등장하는 호랑이는 소녀의 학습에 대한 긴장감을 보여줍니다. 호랑이는 글자가 숨어 있는 앞면지에서는 무서운 공격자로, 글자가 사라진 뒷면지에서는 든든한 수호자로 함께 합니다. 소녀와 엄마가 연필과 고무장갑을 내려놓고 숲으로 사라지는 마지막 장면이 통쾌합니다.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노르웨이 작가 레네 아스크의 글과 힘과 율동감이 넘치는 선, 강렬한 색감, 다양한 구성과 형태로 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의 그림은 깊은 감동을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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