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롱이는 병치레가 잦아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이다. 전봇대 밑에서 오줌을 누는 사이, 주인은 알롱이를 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알롱이는 떠돌다 어느 날, 자기 등을 쓰다듬어 주던 할아버지를 따라간다.
할아버지는 다리도 절고 목에 혹도 있다. 몸이 안 좋은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알롱이와 매일매일 텃밭에서 일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알롱이가 밥도 먹지 못하면서 시름시름 앓는다. 알롱이는 병이 나자 또 버림받을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알롱이를 병원에도 데려가고 살뜰히 보살핀다. 알롱이는 건강하게 회복되었지만, 이번엔 할아버지가 쓰러져 119 구급차에 실려 간다.
이 이야기는 알롱이가 멀어져 가는 119 구급차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으로 끝이 나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긴다. 가난하고 몸도 아프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는데, 이들에게 희망찬 내일이 찾아올 수 있을까?
산업화 속에서 물질은 풍요로워졌지만 인정은 오히려 삭막해졌다. 이 글의 할아버지와 알롱이는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들이라는 점에서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그들이 결코 불행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와 알롱이의 사랑은 너무 아름다워 부러움을 살 만하다. 그들이 계속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서로 베풀며 사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치인지를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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