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생쥐 캐릭터, ‘아나톨’ 그 두 번째 이야기
『아나톨과 고양이』는 작가 이브 티투스와 폴 갈돈이 함께 작업한 아나톨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10권의 아나톨 시리즈 중,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된 1957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아나톨』의 후속작인 『아나톨과 고양이』는 1958년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습니다. 아나톨 시리즈는 애니메이션과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고전이 되었습니다.
자부심 강한 치즈 감별사 아나톨 앞에 고양이가 나타났다!
치즈 감별사로서 행복하고 자부심 강한 삶을 살게 된 아나톨! 아나톨은 프랑스에서 제일 명예롭고 존경받는 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가 쥐라는 사실을 몰랐답니다. 사장님인 뒤발 씨까지도 말이죠. 매일 밤 아나톨은 친구 가스통과 함께 치즈 공장으로 일을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나톨과 가스통은 심상치 않은 발자국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건 바로 고양이 발자국 소리였지요. 아나톨과 가스통은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연달아 실수를 했습니다. 가스통은 맛 평가 종이를 자꾸 바닥에 떨어뜨렸고, 아나톨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아무렇게나 쓰고 말았지요. ‘별로 맛없음: 개구리 다리를 넣어요.’, ‘최고로 맛있음: 쓰레기통에 넣어요.’ 아나톨이 쓴 맛 평가 내용은 정말이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맛 평가 종이를 본 치즈 공장 직원들과 사장인 뒤발 씨는 어리둥절했지요. 하지만 그래도 일단 최고의 치즈 감별사인 아나톨이 쓴 글을 따라 치즈를 만들기로 했답니다.
한편 아나톨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치즈 공장에 고양이가 계속 나타난다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었지요. 고민을 거듭하던 아나톨은 마침내 좋은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 고양이가 다가오는 걸 미리 알 수 있게 하는 것이었어요. 일을 하다가도 방울 소리가 들리기만 하면 재빨리 달아날 생각이었답니다. 모든 생쥐들이 시도조차 하지 못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아나톨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또, 아나톨이 엉망진창으로 쓴 치즈 맛 평가를 따라 만든 치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언제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스스로의 가치를 키워 가는 아나톨
스스로의 특별한 가치를 키워 가는 주인공 아나톨이『아나톨과 고양이』에서는 한층 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아나톨과 고양이』의 전작『아나톨』에서 아나톨은 자신의 능력을 찾아 개발하고, 사람과 공생하는 평등한 관계를 만들어 누구보다 자부심 있고 명예로운 쥐가 되었습니다. 그런 아나톨 앞에 또 한 번의 위기가 닥칩니다. 바로 쥐를 잡아먹는 무서운 고양이를 만나게 된 거지요. 하지만 당당하고 용감한 쥐 아나톨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마침내 고양이를 피할 수 있는 기발한 생각을 해내지요. 자그마한 생쥐 아나톨. 그러나 언제나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위기나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는, 지혜로우면서도 패기 넘치는 자세는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전해 줄 것입니다.
프랑스적인 클래식함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책
‘아나톨’이 프랑스인이라면 대부분 알고 좋아하는 캐릭터라는 사실을 보여 주기라도 하듯 표지에는 프랑스 국기의 색깔인 빨강과 파랑, 흰색만을 사용했습니다. 본문의 그림들 역시 흑백의 스케치 위에 세 가지 색으로만 채색되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또한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아나톨의 아내와 아이들의 이름, 각각의 치즈 이름이 장난스럽게 혀를 자극해 발음해야 하는 프랑스어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 이브 티투스의 노련한 작명 솜씨와 문장력, 화가 폴 갈돈의 세련된 채색이 조화를 이룬 이 책은 아나톨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는 동시에 프랑스적인 클래식함에 흠뻑 빠질 수 있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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