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활발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얌전한 사람도 있고, 매사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으면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또, 이 책의 주인공 월터처럼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타고난 성향과 기질, 자라온 환경 등의 영향으로 저마다 각기 다른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성격 중에서 과연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이 따로 있을까? 월터와 같이 부끄럼을 많이 타고 소극적인 것은 안 좋다고 봐야 할까? 자신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성격을 닮고 싶어 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어떤 성격이 특별나게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모든 성격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 모습 중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고 성격 자체를 완전히 바꾸려고 애쓰지 말자.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답답하고 불편하듯이, 내 성향과 완전히 다른 성격 틀에 나를 맞추려고 하면 버겁기 마련이다. 자신의 성격을 확실히 이해한 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보완하고, 좋은 점은 더욱 계발해 자신감을 키우고 자존감을 높이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진정한 용기란 높은 자존감에서 나오는 거야!
월터에게 필요했던 것 역시 수줍어하는 성격을 극복하는 방법이 아닌 ‘자존감’이다. 동물 친구들이 노래를 부르며 놀 때 월터는 함께하고 싶으면서도 쉬이 말을 건네지 못한다. 자신이 엉뚱한 말을 할까 봐, 친구들이 자신을 비웃을까 봐 지레 걱정을 한 탓이다. 또, 왜가리 두 마리가 거북이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숨고 싶다는 생각부터 한다. 자신보다 훨씬 몸집이 작은 왜가리들을 충분히 제압할 만한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꼬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힘을 믿지 못하고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이처럼 월터의 내면은 자신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내가 나를 온전히 믿어야만 무언가를 해낼 힘을 가질 수 있다. 높은 자존감에서 용기가 나온다. 중요한 순간 월터는 용기를 냄으로써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다. 물론 월터는 여전히 긴장을 많이 하지만, 그날 이후 자신을 더 많이 표현할 줄 알게 된다. 월터처럼 이 세상 모든 어린이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사랑함에 따라 용기를 얻고 매일매일 한 뼘씩 성장해 가기를 응원한다.
겉모습에 가려진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를!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이 악어 하면 힘이 세고 두려울 것이 없는 무시무시한 포식자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월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러한 악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다른 악어들은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 조용히 물속에 숨어 있지만, 월터는 자신을 꼭꼭 숨기기 위해 물속에 숨는다. 또, 먹잇감을 발견하면 커다란 입을 벌려 순식간에 달려드는 공포스러운 존재이기는커녕 이런저런 걱정을 달고 사는 아주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다. 작가는 이처럼 고정된 캐릭터의 이미지를 똑똑하게 이용해 어린이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바로 겉모습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월터의 속사정을 알지 못한 채 겉으로 드러난 모습으로만 본다면 월터가 오히려 고독함을 즐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선입견으로 인해 생긴 분명한 오해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으로 누군가를 평가하기보다는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무언가를 함께할 때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