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거리, 어느 한때의 풍경을 조각조각 나누어 보여준다. 이야기는 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꽃향기를 맡는 시인 아저씨의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출발하여, 그 주변의 여러 공간과 자연, 사람들을 차례차례 비춘다. 맨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각 장면들을 한자리에 모은 또 하나의 큰 그림이 완성된다.
신호등 스위치를 끄는 실수를 한 교통순경, 외줄타기를 하는 어릿광대, 공원 벤치에 나란히 사이좋게 앉은 꼬마 친구들, 하늘을 나는 비행사, 풀잎 위를 뛰어다니는 개구리, 하늘 가득 날아오르는 벌과 나비떼... 감각적인 스케치의 알록달록한 그림이, 넉넉한 여백과 어우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