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결이는 언제부터인가 엄마가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넣어놓는 낡은 지갑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그러나 태권도를 배우러 다니는 형 한결이는, 은결이가 컴퓨터에 손도 못대게 할 뿐이다. 치주염에 걸려 아픈 아빠는 형에게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할인점에서 일하는 엄마는, 넓은 집으로 이사갈 돈을 모으느라 늘 애쓰신다.
은결이는 친구들과 군것질을 하는 데에, 미니카를 사는 데에, 문방구 앞의 게임기에서 오락을 하는 데에, 엄마의 지갑에서 꺼낸 돈을 쓰곤 한다. 엄마에게 들킬까 불안하기도 하고, 나쁜 짓이라는 생각에 후회와 반성도 많이 하지만, 어느새 멈출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즉, '들키고 싶은 비밀'이 생기어 버린 것.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을 법한 일을 소재로, 나무라지도 않고, 무조건 두둔하지도 않은 채 따뜻하게 그려낸 시선이 한없이 다정하다. 지은이 황선미의 책이 늘 그랬듯, 머리말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목차
1. 낡은 지갑
2. 숨어 버린 일기
3. 한밤중에
4. '웃기는 일'을 축하해요
5. 절름발이
6. 한방에 끝내!
7. 이빨보다 깊은 뿌리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인터넷서점(www.ala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