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비해 겨울은 바깥에 나가기가 어렵습니다. 눈이 내린 놀이터와 빙판길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놀이터이기도 하지만 사고를 유의해야 하는 공간입니다. 공기가 차가워 옷도 두툼하게 입어야 하지요. 낮은 짧고 밤은 긴 것도 야외활동을 어렵게 합니다. 더구나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는 이상, 다른 아이들과 야외에서 실컷 놀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집과 실내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어야 하지요.
<겨울은 어떤 곳이야?> 속 곰 남매의 겨울도 비슷합니다. 곰 남매의 겨울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밥을 많이 먹고, 깨끗하게 씻은 뒤에 도톰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 계절 내내 자야만 합니다. 겨울이 아무리 궁금해도 바깥에 나갈 수 없는 남매의 모습은 쉽게 나가 놀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내리 자게 될 줄 알았던 남매는 눈을 뜨고 놀라운 겨울을 만나게 됩니다. 원래라면 겨울을 즐기지 못했겠지만, 세 남매 모두 신나는 겨울을 보내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나가지 못해 지루해하고 답답해할 때, <겨울은 어떤 곳이야?>를 함께 읽어보세요. 꼼짝도 못하고 자야했던 곰 남매가 즐거운 겨울을 보낸 것처럼, 아이들도 집에서 즐거운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 영원한 로망, 커다란 간식에 둘러싸이는 꿈
밥 먹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밥 먹기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대부분 ’간식‘은 무척 좋아합니다. 밥과 달리 달콤하고 예쁜 간식에 빠져 밥은 안 먹고 간식만 먹겠다며 양육자의 속을 썩이기도 하지요. 커다란 케이크를 잔뜩 먹고, 음료수로 가득 찬 온천과 수영장을 만나는 것은 오랫동안 이어진 아이들의 로망일 거예요. 하지만 비단 아이들만의 로망은 아닙니다. 노소를 가리지 않는 꿈이기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많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었지요.
<겨울은 어떤 곳이야?>에는 로망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귀엽게 장식된 아이스크림 눈사람, 곳곳에 피어난 솜사탕 나무는 물론 아무리 퍼마셔도 마르지 않을 것 같은 코코아 온천까지 있지요. 여기서 끝나는 풍경도 아닙니다.
아이들과 함께 <겨울은 어떤 곳이야?>를 펼쳐 한 번쯤 꿈꿔본 로망을 즐겨보세요. 무척이나 즐겁게 책을 읽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어쩌면 여전히 커다란 솜사탕을 마음껏 뜯어 먹고 싶고, 초콜릿 강에 뛰어들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행복한 꿈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 섬세한 표현력의 이야기꾼, 구도 노리코
구도 노리코는 글자를 모르는 어린아이들부터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된 아이들, 책을 읽어주는 보호자들의 사랑을 폭넓게 받는 작가입니다. 구도 노리코의 작품 속 캐릭터들은 퉁명스러운 듯 익살맞은 표정을 짓습니다. 통통 튀는 상상력과 부드러운 색감의 섬세한 그림은 간결한 문장과 어우러져 읽기 쉽고 재미있는 책을 만들어냅니다.
<겨울은 어떤 곳이야?>는 구도 노리코의 특징이 무척이나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간결한 문장들이 이어지지만 그림을 살펴보면 연속되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꿈을 꾸는 아이들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의 방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요? 수많은 간식을 먹어보는 아이들의 대화는 책 속에 담긴 것이 전부일까요?
어찌 보면 <겨울은 어떤 곳이야?>는 무척 단순한 내용이기에 쉽게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은 단순한 의태어와 의성어로 맛을 표현합니다. 맛을 표현하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지만 오히려 어린아이들의 말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엄마와 아빠의 말은 어른의 말로, 아이들의 말은 아이들의 말로 구성한 것이지요. 그렇기에 겨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의 시기인 겨울을 장소로 표현한 제목, <겨울은 어떤 곳이야?>도 자연스레 이해됩니다. 적은 글 속에서도 섬세함을 드러내는, 구도 노리코가 그린 겨울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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