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작쿵작, 음악을 크게 틀고 손수레에 배경 그림판을 싣고 이 동네 저 동네 다니며 사진을 찍어 주었는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그렇다고 비용이 아주 싼 것은 아니어서 사진을 찍고 싶은 아이와 쉽게 들어주지 못하는 어른 간 실랑이가 종종 벌어졌다. 이 책은 그때 그 시절을 배경으로 그려진 그림책이다. 이동 사진관이 올 때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아이, 미영이의 엉뚱 발랄한 이야기가 그려진다.'1970 생활문화' 시리즈 소개
'1970 생활문화'는 급변하던 1960, 70년대 대한민국 생활사를 통해 오늘날을 재조명하는 어린이책 시리즈입니다. 당시 생활의 모습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변하는 생활의 중심에 있던 소재에 대해 깊이 있고 다채로운 정보를 담아내었습니다.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던 사진
“잠깐, 인증샷 찍어야지!”
분위기 좋은 음식점이나 맛집에 가면 일행 중에 하나는 꼭 이렇게 외친다. 어디 음식뿐인가. 경치 좋은 곳에 구경을 가도, 투표를 해도 인증샷은 필수다. 그야말로 ‘인증샷 시대’다. 스마트폰으로 여러 장을 찍어 그 중 잘 된 사진을 골라 SNS에 올리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일이 일상이자 즐거운 놀이가 된 것이다.
그러나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사진은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다. 카메라가 귀했던 때라 가격이 비싸서 아무나 가질 수 없었고, 필름을 넣어 찍어야 했기 때문에 사진 한 장을 찍을 때마다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해야 했다. 필름은 24장 또는 36장짜리가 있었다. 그리고 필름이 사진이 되기 위해서는 인화를 해야 했고, 그 또한 비용과 시간이 걸렸다.
귀했던 사진이 소중했고, 그러한 사진이 어떻게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오게 되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쿵작쿵작 사진관이 왔어요!』는 그때 당시의 기억을 돌아보고, 지금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사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준 이동 사진관의 추억
“아이 사진 찍어요!”
목청껏 외치는 소리와 함께 쿵작쿵작 음악을 울리면 사람들은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이동 사진관이 온 것이다. 1970년대 덜그럭대는 손수레에 멋진 풍경을 그린 나무판과 모형 자동차나 보트가 실려 있다.
서민들에게 이동 사진관은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진관이나 가야 번듯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시절에 이동 사진관은 동네의 큰 행사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동 사진관이 무조건 싼 것은 아니어서 생활에 여유가 없으면 구경만 해야 했다. 다른 아이들이 사진 찍는 것을 구경만 하다가 끝내 엄마가 찍어주지 않으면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었다.
이 책 『쿵작쿵작 사진관이 왔어요!』는 그때 그 시절 사진을 찍고 싶은 아이, 미영이 이야기이다. 동네 어귀에 이동 사진관이 오자 우르르 몰려 가 사진을 찍지만 미영이는 구경만 하는 신세다. 엄마에게 졸라 보지만, 사진 찍는 것은 요원하다. 엄마는 나중에 이동 사진관이 오면 찍게 해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사진 찍는 것이 편리해진 지금, 이동 사진관에 열광하는 풍경은 낯설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다 하는 것을 나만 못하게 되는 심정이나, 나 몰래 동생만 해 주는 것에 대한 속상한 마음은 여전히 변치 않는 보편적 정서일 것이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하고, 갖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소박하고 순수한 마음이 시대를 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사진에 대한 모든 것
오늘날 사진은 우리 모두의 일상이 되었다. 휴대폰 카메라가 웬만한 카메라 성능을 뛰어 넘어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전문가처럼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다. 하루에 일억 만장 정도가 올라온다는 인스타그램만 봐도 거의 대부분 근사한 사진들이다. 사진관에 가야만, 또는 사진사가 찍어 주어야만 했던 시대에서 모두가 사진사가 되어 소통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 소중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사진. 그 사진에 대한 재미있는 지식과 역사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미영이의 이동 사진관 이야기 뿐 아니라 ‘돌려 보는 통통 뉴스’ 코너를 통해 사진에 관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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