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 폰으로 외국에 있는 친구와 실시간으로 채팅하고 화상통화도 한다. 로봇청소기로 집을 치우고, 차를 타고 가면서 목적지까지의 예상 소요 시간도 점검한다. 의도적으로 유전자가 편집된 인공지능 로봇이 친구도 되고 선생님도 되고 의사도 되는 시대가 바로 코앞이다.
택배로 온 힘찬이 역시 인공지능 로봇이다.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로봇이라니, 이만하면 서로 공감하고 정을 나누는 데 문제가 없다. 그래서 할머니는 힘찬이를 보내 준 아들에게 고마워하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사회인 우리나라의 실정으로 보면 힘찬이 같은 간병 로봇은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왠지 가슴이 아려온다. 힘찬이가 아무리 간병을 잘해 준다 해도 할머니가 너무나 자식들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노인을 공경하는 동방예의지국이었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외로움을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오직 자식들을 위해 일평생을 아낌없이 헌신하신 분들이 아닌가.
또한 이 작품은 인간과 로봇이 어떻게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있다. 힘찬이가 고장 나 폐기 처분이라도 된다면 그때 할머니가 겪어야 할 감정의 혼란이 얼마나 클지 짐작되기 때문이다. 기계는 사라져도 감정은 남는다. 기계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혹은 가족을 버리는 일처럼 여겨질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안고 힘찬이 같은 간병 로봇이 집마다 찾아갈 날 역시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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