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열려고 하면 심장은 두근거리고 손에서는 땀이 흐른다.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대인관계에서 크게 긴장하고, 사람들과 말하는 것이 어려운 어린이의 하루가 얼마나 복잡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 준다.마드리드 서점 조합 선정 ‘최고의 그림책 상’,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수상,
스페인을 대표하는 ‘라울 니에토 구리디’의 신작
“어렵다는 말조차 꺼내기 힘든 어린이 곁에 묵묵히 있어 주는 책”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추천 도서!
이불 밖은 위험하고 어려워! 나는 오늘도 너무 힘이 들어요.
나도 언젠가는 내가 원할 때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요?
간결하고 섬세한 선 드로잉으로 『새가 되고 싶은 날』 『두 갈래 길』 등의 인상적인 작품을 발표해 온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라울 니에토 구리디의 신작 『어려워』(미디어창비, 2021)가 출간되었다. 어떤 사람에겐 말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때로는 큰맘 먹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집 밖에 발을 내디딘 순간 모든 것이 힘들다. 빵집 아저씨와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입을 열려고 하면 심장은 두근거리고 손에서는 땀이 흐른다.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대인관계에서 크게 긴장하고, 사람들과 말하는 것이 어려운 어린이의 하루가 얼마나 복잡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 준다.
숫자가 가득 적힌 복잡한 보험 장부 이미지로 시작하는 『어려워』는 주인공이 어렵게 느끼는 감정과, 불안한 아이의 내면을 감각적인 그림과 세련된 그림책 기법으로 표현했다. 이야기는 아이의 담담한 독백 형식으로 전개되며, 주인공의 생각을 의미하는 검은색 배경의 페이지와 실제로 일어난 일을 나타내는 페이지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아이 주변의 많은 낙서는 아이가 어떠한 외부 자극에 직면했을 때 느끼는 낭패감, 고립감, 그리고 혼란스러운 생각을 의미한다. 또한, 주인공을 둘러싼 모든 것을 크게 그린 원근감이 느껴지는 구도를 통해 독자들이 주인공의 어느 평범한 하루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동행할 수 있게 한다.
어린이들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림책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세요.”
- 라울 니에토 구리디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해 되도록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한다. 숫자를 세며 불안 또는 초조함을 가라앉히고, 다른 사람들을 못 본 척 신발을 바라보기도 한다. 주변인들은 주인공에게 ‘언젠가는 꼭 할 수 있을 거다.’, ‘점차 나아질 거다.’라고 말하지만, 아이는 ‘결국 나는 못할 수도 있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려움을 풀어나가기 위한 시작으로 ‘어렵다’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토해 낸다.
이 책은 번드르르한 응원의 말이나 위로 대신, 어려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가까이에서 알아봐 주고 그 심리적 불안과 걱정에 깊이 공감해 준다. 그리고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 감정을 부정하지도, 억지로 바꾸려 들지도 말고, 그 자체로 인정하고 긍정해 주자고 말한다. 각기 다른 성향과 성격을 가진 모두의 개성을 존중하고, 저마다의 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그림책.
”『어려워』에서 라울 니에토 구리디의 공감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어려움을 감추지 않는 그림으로 어린이의 무거운 마음을 말없이 대신 받아 줍니다. 어린이는 이 작가의 그림이 겉보기에나 멋진 위로를 던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림을 보자마자 알게 됩니다. 다 엉클어져도 흐트러뜨려도 괜찮다는 말처럼 보입니다. 『어려워』는 어린이들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림책입니다.”
― 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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