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에 살다가 소환되지 못하고 버려진 물찬도 가세하여 네 어린이는 탐험대를 만든다. 탐험대는 어른들의 눈을 피해 금지구역까지 들어갔다가 알파맨을 만난다. 알파맨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쓸 만한 것들을 찾아내 생활하면서, 식물을 재배하며 지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찾는 의문의 남자이다. 소환일이 다가오면서 소환의 비밀, 알파맨의 정체, 전설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진다.지구의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21세기에 인류는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번화하고 풍요한 시대다.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지구의 자원을 활용하는 기술이 날로 발전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100년 후 인류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하고 풍족한 모습일까?
장담할 수 없다. 환경 재앙의 징후가 지구 어디를 막론하고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파괴는 무분별한 지구 자원의 소비에 기인한다고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지구의 자원이 유한함을 인간은 잘 알고 있지만 당장 눈앞에 닥칠 일이 아니기에 방관하며 몸에 밴 소비 습관을 바꾸지 못한다. 쓰레기는 환경 보존의 문제에서 빼놓을 수 없다. 쓰레기는 자원을 사용한 후 남겨진 폐기물이기 때문이다.
쓰레기 문제에 관하여 지구적 담론을 들추지 않아도, 매주 동네나 아파트 단지의 재활용일의 풍경을 생각해보자. 명을 다하지 않은 물건들이 쓰레기로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그 양을 보면 엄청나다.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캔, 병, 종이 등 지구에서 얻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자원들이 쏟아져 나온다. 현대인은 움직이기만 하면 쓰레기를 쏟아내는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최후의 탐험대]는 쓰레기로 넘쳐나는 지금의 우리의 현실에 작가가 미래적 상상력을 얻은 작품이다. 자원이 고갈되어 인간이 더는 지구에서 살 수 없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다는 설정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구, 아직 희망이 있는가?
4지구 30지역은 거주민들이 오메가 행성으로의 소환을 기다리고 있다. 지구사용기한에 임박하면서 오메가로 소환되는 마지막 지역이다. 자원이 거의 바닥이 나 에너지 소비는 극도로 제한되고 공기도 오염되어 바깥 활동마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과 탐험심까지 고갈된 것은 아니다. 숨몽, 땅아, 비추나는 100년도 더 된 2018년의 4지구 30지역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오래전에 폐쇄된 은하수학교와 동네 그리고 뒷산이 온통 꽃으로 뒤덮인 사진! 세 아이들은 30구역의 오래된 전설을 사진으로 확인한다. 전설은 봄이 오면 마을이 하얀 꽃으로 덮이고, 가을엔 단풍이 들고, 산과 강에는 동물들이 뛰어논다는 것이다. 세 아이는 사진 속 은하수교정을 찾아 나서고, 그 길에서 물찬을 만난다. 다른 구역에 살다가 오메가 행성으로 소환되지 못하고 버려진 아이다.
물찬까지 가세하여 네 아이들은 동네의 옛날 흔적을 찾는 탐험대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탐험대는 알파맨이라 자칭하는 낯선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그가 오메가 행성의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만든 장본인임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알파맨는 왜 다시 지구로 돌아왔을까?
지구 사용 기한은 결국 찾아온다. 그러나 물찬이 그랬듯이 모두가 오메가 행성으로 소환되는 것은 아니다. 소환의 비밀이 있다. 결국 탐험대원 4명은 알파맨과 함께 지구에 남는다. 소환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일부 사람들도 지구에 남는다. 하지만 탐험대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포기하고 소환에 응했는지 작가는 밝히지 않는다. 독백과도 같은 물찬의 대사로 작품은 끝을 맺을 뿐.
“지구가 빨리 살아나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희 가족들이랑 모두들 돌아올 테니까요!”
알파맨을 통하여 환경을 말하다
알파맨은 이야기의 흥미로움을 주는 캐릭터이자, 문제의식과 주제를 드러내주는 인물이다. 4명의 아이들에게 우주 어디든 자원은 유한하며 자연이 갖는 회복의 힘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지구든 오메가 행성이든 어디에서든 쓰레기를 쏟아내고 자기가 만든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오히려 자원의 소비를 촉진하여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 결국 자원의 고갈을 가속화한다고 자책한다. 아무리 새로운 행성을 개발해도 지구처럼 계속 버려질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거리, 산, 바다 어디든 지구 모든 곳에 쓰레기가 가득하다. 자원과 에너지는 완전히 고갈되고 대기 오염으로 인하여 제대로 숨쉬기조차 쉽지 않다. [최후의 탐험대]에 그려진 100년 후 지구 모습이 지금에서도 낯설지 않다. 지금 우리가 하나씩 겪어가고 있는 문제이거나 머지않아 당면하게 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희망이 있을까? 우리가 아는 한, 자연의 회복력은 매우 놀랍다. 죽었다고 선언된 강에서도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동안 물고기가 돌아오지 않던가! 완전히 폐기될 것 같은 환경에서도 알파맨은 식물을 키워낸다. 작가는 세기말적 분위기로 황폐화한 지구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희망의 실마리를 놓지 않고 있다. 그 희망은 지구가 가진 놀라운 자연 재생 능력이며, 지구를 지켜 내겠다는 의지다.
이야기를 오늘의 현실에 비춰보면, 우리는 지금 쓰레기의 범람, 자원의 고갈, 환경 오염에 당면해 있지만 기회는 있다. 숨몽, 땅아, 비추가가 전설이라고 믿었던 은하수초등학교의 모습이 바로 지금 2018년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는 2018년의 이 봄이 결코 전설이 되지 않도록 만들 의무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지구인에게 있다.
목차
프롤로그 … 8
전설은 전설일 뿐 … 10
소환되지 못한 아이 … 30
늦기 전에 탐험대 … 44
동굴산에 동굴이 있을까 … 58
쓰레기 괴물 … 74
알파맨이라 불러 다오 … 84
지구 사용 기한 만료 … 96
물찬 물찬이 … 108
동굴 심장의 비밀 … 122
소환되는 비밀 조건 … 144
검사 받는 날 … 158
미움 받기 놀이 … 172
최후의 탐험대 … 180
에필로그 …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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