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걸어가는 꼬마 돼지가 보여요. 어디를 가길래 이렇게 기운이 없는 걸까요? 바로 ‘할머니 집’이에요. 꼬마 돼지의 할머니는 엄청 무서운 데다가, 할머니 말은 무조건 따라야 하거든요. 신발은 항상 문 앞에서 깨끗하게 털어야 하고, 싫어하는 음식도 남김없이 먹어야 해요. 꼬마 돼지 눈에는 엄격한 할머니가 마치 커다란 산처럼 느껴지지요. 할머니는 꼬마 돼지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면서도 칭찬은커녕 다그치기만 해요. 꼬마 돼지가 넘어지는 모습을 봐도 묵묵히 자전거를 일으킬 뿐이에요. 꼬마 돼지가 포기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몇 번의 시도 끝에 마침내 꼬마 돼지는 두발자전거를 타고 멋지게 나아가요. 그러고는 이렇게 말하지요. ‘오늘 자전거 타기를 정말 잘했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꼬마 돼지는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요.
꼬마 돼지의 할머니는 겉모습만 봤을 때 굉장히 무서워요. 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꼬마 돼지를 많이 사랑하고 아낀답니다. 표현하는 방식이 무뚝뚝할 뿐이지요. 아이가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에 뭐든지 다 먹어야 한다는 규칙을 세운 것처럼요. 꼬마 돼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할머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아요. 두발자전거를 타는 자유롭고 행복한 시간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에 자전거를 타는 법을 가르쳤다는 사실까지도요. 얼굴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크게 느껴지던 할머니는 어느새 점점 작아지더니, 자전거를 타는 장면에선 정답게 눈을 마주할 만큼 작고 가깝게 느껴지지요. 할머니의 무섭고 엄한 모습 뒤에 숨겨진 따뜻한 사랑을 느껴 보세요.
세대를 초월한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 주는 그림책!
꼬마 돼지의 할머니는 사실 자전거를 탈 줄 몰라요. 꼬마 돼지가 힘차게 페달을 밟고 달리는 장면에서도, 모두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장면에서도 할머니는 말없이 걷고만 있어요. 할머니는 어릴 때 자전거를 배울 기회가 없었거든요. 자전거를 타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도,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유로운 기분도 할머니는 느낄 수 없었어요. 꼬마 돼지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본 할머니가 눈물을 떨군 이유도 자전거를 배울 수 없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지요. 꼬마 돼지는 할머니가 우는 모습을 보고 결심해요. 할머니에게도 자전거를 타는 법을 가르쳐 주기로요. 꼬마 돼지는 할아버지의 낡은 자전거에 보조 바퀴를 달고, 자전거에 오르는 할머니 손을 꼭 붙잡으며 ‘자전거를 타는 게 할머니 꿈이잖아요. 분명히 성공할 거예요!’ 하고 응원도 하지요. 꼬마 돼지의 힘찬 목소리 덕분에 할머니는 용기 내어 앞으로 나아가요.
할머니와 꼬마 돼지는 어렵고 불편했던 관계에서 벗어나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이로 발전한답니다. 꼬마 돼지를 아끼는 할머니의 마음과 할머니가 꿈을 이루길 바라는 꼬마 돼지의 마음이 만나 ‘자전거 타는 날’은 더없이 ‘행복한 날’로 바뀌었지요. 《자전거 타는 날》은 자전거를 통해 세대를 초월한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서로를 알아 가는 따뜻한 시간을 담은 그림들!
《자전거 타는 날》은 가족사진이 걸린 벽, 오래된 가구, 낡은 자전거처럼 할머니 손길이 가득한 할머니 집이 등장해요. 섬세한 배경 묘사 덕분에 독자는 글에서 알 수 없었던 할머니 이야기를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무뚝뚝한 할머니이지만, 집 안 곳곳에 걸린 가족사진들을 통해 할머니가 가족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지요.
그림책을 가득 채운 따뜻한 파스텔 톤의 그림들은 꼬마 돼지와 할머니가 서로를 알아 가는 시간을 더욱 포근하게 담아냈어요. 따뜻한 그림들을 따라 책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어느새 부쩍 가까워진 꼬마 돼지와 할머니를 만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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