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후득후득 떨어지는 거리에 에이포 종이가 나타났어요. 언제나 그러하듯 종이들이 바닥에 누워 글이나 그림을 몸에 새기고 있었지만 에이포 종이는 하늘을 날고 싶었어요. 지금은 느릿느릿한 달팽이가 그려진 몸이지만 말이죠. 바람이 에이포 종이를 꽃집 처마 밑으로 데려갔어요. 꽃집 처마 밑에 있던 골판지가 에이포를 놀렸어요. 비를 맞아서 꾸깃꾸깃해져 찢어지겠다고 말이죠.
불쌍한 에이포 종이. 하늘을 나는 일을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한 에이포 종이는 처마 밑에서 골판지 종이의 핀잔을 들으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어요.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나자 에이포의 몸을 서서히 말랐어요. 물기가 완전히 없어지고 빳빳해진 에이포는 바람을 따라 몸을 띄웠어요. 그리고 하늘로 날아올랐죠. 꽃집에 있던 비닐종이와 골판지 종이는 에이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에이포가 하늘을 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들었지만 정말 하늘을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하늘을 나는 에이포 몸에는 전에 있던 달팽이 그림도 없어졌어요. 잠시 하늘에서 중심을 잃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기도 했지만 에이포는 원래부터 하늘을 날던 새처럼 높이 하늘을 날았어요. 신나게 말이죠.
아이의 미래, 상상력이 좌우합니다.
아이의 미래!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암기한다고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논리적인 대응으로 답을 구하는 방식으로도 상상력을 키울 순 없습니다.
<사물의 비밀>은 상상력을 끌어내는 동화책입니다.
사물의 비밀은 의인화한 ‘사물’을 통해 사물이 갖고 있는 기본 속성을, 더 나아가 사물 간의 비교, 교환, 확대, 축소 등의 융합적 사고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웁니다.
<사물의 비밀> 속 사물이 말해주는 비밀스러운 이야기
사물은 어떤 특정 상황을 위해 만들어졌고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금세 그 사실을 잊고 방치하기 일쑤입니다. 사물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우리를 사랑할 수도 있고 또 속상해서 사람에게 불평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은 잘 알고 있고, 잘 듣고 있습니다. 사물이 소곤대는 소리를, 노래를, 이야기를 말이죠.
사물의 비밀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길잡이
인격 도야와 인성 함양은 우리 교육이 지향해온 교육 철학입니다. 이 교육 철학은 사물의 비밀 전반에 투영되어 인생을 살아가는 데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단 한 권의 사물의 비밀이라도 읽었다면 세상은 더 이상 전과 같지 보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좋은 책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의미를 바꿔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물의 비밀>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슬기를 함양하기 위해서 상상력이, 바른 인성이, 인격 도야가 필요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사물의 비밀은 가공의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담긴 바르고 어진 마음은 현실에서 팔딱팔딱 살아 숨쉽니다. 아이들이 인생의 수많은 역경을 피하지 않고 맞닥뜨려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사물의 비밀> 안에는 다양한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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